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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사 실적 편법 ‘인수합병’ 막는다

한전, 배전공사 전문회사 업무처리기준 개정

                                                                                                                             게시 : 2020년 11월 01일(일) 15:46

전기공사 입찰에 필요한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회사들이 분할 합병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한전이 관련 기준을 개정했다.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종갑)는 기망적 인수합병에 의한 불공정거래 방지와 계약체결 해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배전공사 전문회사 업무처리기준 개정안을 10월 30일 발표했다.

한전 배전협력업체 입찰에 참여하고 싶지만 실적이 부족한 전기공사 업체들은 상호 인수합병을 통해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망적 인수합병, 즉 합병을 통해 입찰 참가 조건을 충족하고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합병무효의 소를 통해 합병 이전의 상태로 회사를 분할하는 편법행위를 하는 업체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한전과 전기공사협회 내에서도 지난해 ‘계약해지에 해당한다’와 ‘법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릴 정도로 문제가 됐다.

일각에선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합병하고 분할하는 것은 회사의 자유인 만큼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 낙찰을 무효화하는 것은 기본권의 과도한 침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망적인 합병을 통해 낙찰을 받는 것은 해당 입찰 절차의 공정성과 공공성이 현저하게 침해당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어 입찰 무효에 해당한다는 게 다수의 견해다.

결국 한전은 11월 배전협력업체 입찰을 앞두고 올해도 기망적 인수합병 논란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기준을 개정했다.

바뀐 기준에 따르면 기망적 인수합병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그래서 낙찰받은 기업이 기망적 인수합병을 할 경우 계약체결 후에도 해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한전 관계자는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악용해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생겨서는 곤란해 기준을 개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장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를 철저히 예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