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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지방 이전 대작전…‘당근과 채찍’ 손에 든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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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데이터센터에 예비전력요금 일부 감면, 시설부담금 할인 등 인센티브 논의

지자체·관계부처 연계한 금융·세제 등 패키지형 지원도 검토…실효성 확보 박차

그동안 제역할 못한 규제도 일부 강화 나서…계통영향평가제도 도입 등 채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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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클라우드 판교 데이터센터 전경.(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가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든다. 산업통상자원부 뿐 아니라 지자체, 관계부처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기업이 지역 분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호현 전력혁신정책관 주재로 한전 등 공공기관, 민간 전문가 및 업계 종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부는 전체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입지로 인해 ▲데이터 안전 및 보안 ▲전력계통 부족 ▲지역균형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규제와 인센티브를 동시에 제공하는 형태로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전기요금 측면에서 지역 분산에 나선 데이터센터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일정한 양의 전기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가장 부담이 될 수 있는 전기요금부터 접근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데이터센터에 부과되는 예비전력요금 인하를 검토 중이다.


데이터센터에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예비전력·회선 제공하고 있으며 한전은 이에 대한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이때 예비전력요금을 일부 감면함으로써 데이터센터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수도권에 입지하는 데이터센터는 배전망 연결 시 케이블·개폐기 등 시설부담금 할인과 같은 인센티브 지원도 논의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단순히 전기요금 혜택만으로는 지방이전 동기가 되지 못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데이터센터 입주 기업 유치부터 시작해서 인력 채용 등 다양한 부분에서 수도권 입지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산업부도 이 같은 업계의 요구를 인지하고 추가적인 대안 마련에 나섰다. 지자체, 관계부터 등과의 협업을 통한 금융, 세제 등 패키지형 인센티브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게 산업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재생에너지 공급 과잉으로 출력제어가 발생하는 제주·호남지역이나, 신규 발전소가 들어서도 송전선 부족으로 제약이 발생하는 강원지역 등 지역의 전력수급 여건과 연계한 분산화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국내 우수한 LNG 인프라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지방 이전 여건 제공에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 등 LNG 터미널에서 LNG 기화 중 발생하는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강원도 소양강댐에서는 수열을 활용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현실성있는 대안이라는 게 산업부의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번 간담회 논의 결과 등을 토대로 과기부·국토부 등 관계부처 및 지자체·유관기관과 함께 패키지형 입지 인센티브 등 추가적인 정책 발굴을 지속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완화·지역 분산을 유도할 수 있는 종합 대책도 연내 발표키로 했다.


단순히 당근만 쥐어주는 건 아니다.


그동안 제역할을 하지 못했던 규제 분야에서 좀 더 확실한 동기를 마련키로 했다. 일종의 채찍도 함께 제공하는 셈이다.


한전과 에너지공단은 그동안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대규모 전력수요자의 전력사용 계획과 전력공급 가능여부를 사전에 평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부분에는 입지계획의 조정·보완을 요구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없고, 한전이 대규모 사용자에게 전력공급 가능 여부를 사전에 검토·회신하는 제도 역시 한전 지역소 단위로 약식 진행되는 탓에 입지분산 측면에서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산업부는 신규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한 평가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데이터센터가 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엄격히 평가하는 한편 ▲계통 파급효과가 크거나 ▲과도한 신규 투자를 유발하거나 ▲계통 연결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일정기간 전기공급을 유예할 수 있도록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에 관한 고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한전의 지역사무소, 배전망 단위로 수행한 전력수요자의 전력공급 방안 검토도 한전 본부 전담조직에서 154kV급까지 확대해 평가토록 한다.


최근 논의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담긴 계통영향평가 제도도 업계에 규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등 계통포화 지역의 신규 데이터센터의 계통파급효과를 평가하는 한편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케 한다. 또 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환류하는 등 사후관리가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종합선물세트 식의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것은 최근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데이터센터가 아니더라도 이미 전력망 포화 상태로 인해 발전소를 짓더라도 가동하지 못하는 사태가 예견되는 반면 전력망 확충은 주민 반대, 한전의 적자 심화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부족 문제의 폭탄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크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에는 146개(1.7GW)의 데이터센터가 있고, 이 가운데 수도권에만 865개(58.9%)가 자리잡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용량만 1.22GW에 달했다.


특히 오는 2029년까지 한전에 전기사용예정통지를 신청한 데이터센터만 466개(3만2263MW)로 파악되는 가운데 90% 정도가 수도권에 집중될 예정이어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력다소비시설은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에 맞춰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 추가 건설 부담과 계통혼잡 유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송전망을 건설하기 위해선 입지선정·환경영향평가·용지확보·설비건설·지역갈등 해소 등 다양한 절차가 필요한 만큼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1GW의 데이터센터 설비를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망 건설 회피 등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비용만 4500억원에 달한다.


이호현 산업부 전력혁신정책관은 “현 시점에서도 한전은 전기사용예정통지 회신 등을 통해 수도권내 추가 입지가 단기간내에는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 추가적인 대규모 계통 보강이 없다면 현 상황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데이터센터의 적기 건설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전력 공급이 풍부하고 계통 접속이 원활한 지역으로 분산돼 입지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