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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입지규제 개선방안 토론회 개최

조은별 연구원 "주민 민원 영향 커…지자체장 결정 어렵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성공적 에너지전환을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입지규제 개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이격거리 규제개선을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서 신재생에너지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지자체의 권한 강화를 위해 체계화와 제도화를 추진해야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신영대(더불어민주당·전북 군산시) 국회의원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성공적 에너지전환을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입지규제 개선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태양광 발전설비에 적용되는 이격거리 규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신영대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탄소중립과 관련해 큰 노력을 했고 이제 성과를 낼 시점인데 멈춰섰다"며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태양광 발전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격거리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의 적이 재생에너지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를 지연하거나 수수방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준신 신재생에너지학회장(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산업계,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이격거리 규제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조은별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중앙부처의 책임을 강조했다.

주민의 민원이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지자체장이 발전사업허가 허가권을 갖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이격거리를 완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이격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상위법인 신재생에너지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기후위기 대응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태양광 보급의 계획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여러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자체장의 권한 강화를 강조했다. 지자체장이 직접 농공단지 등을 지정하고 단지화된 태양광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태양광 발전 입지의 체계화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농식품부가 농촌공간계획의 체계화를 추진 중인데 신재생에너지지구, 축산지구 등 새로운 지구지정이 포함돼 있다"며 "시·군 도시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지구지정이 이뤄지게 하고 이를 통해 체계적인 태양광개발이 이뤄지도록 한다면 합리성이 부족한 이격거리제도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이격거리 규제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달았다.

태양광 발전은 대기, 수질, 토질오염이나 진동, 분진 등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태양광 발전소 개발 당시 산 능선을 훼손하거나 녹지 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는 오히려 이격거리가 길수록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현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자원지도 연구실장은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규제가 엄청난 잠재량의 감소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격거리 규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 잠재력과 보급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자체별로 상이한 이격거리와 해외의 이격거리 기준 등을 참고해 적절한 평균값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매우 심각한 정책적 오류와 탄소중립 달성의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며 "잠재량 및 보급 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에 대해 산학연이 토의를 거쳐 신중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넥스트 이사는 국내기업의 RE100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이격거리 규제를 현실화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절대량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넥스트가 경북 구미시를 대상으로 이격거리 관련 잠재량을 분석한 결과 현 규제수준인 '도로·주거 500m 이격거리'에서는 사실상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면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50m로 축소하면 연간 1.2TWh, 150m로 낮추면 연간 2.8TWh의 발전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격거리 규제를 당장 현실화하기 어렵다면 주차장, 태양광 예외 같은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며"수도권 지자체의 경우 인근 산업체의 RE100 달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력수급 불균형 완화, 계통 혼잡 방지의 1석 3조를 누릴 수 있는 만큼 핀셋 규제 완화는 즉각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산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한화큐셀의 정규창 파트장은 이격거리 완화에 대한 효과, 부작용 등을 충분히 고려한 가운데 지자체와 정부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의 경우 인력, 행정에 대한 보강도 생각해야 하고 계통이 막혀있는 전라남도처럼 한전의 협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또 햇빛두레마을을 고도화해서 REC를 늘리거나 한국형FIT로 안정화하며 대출도 저리로 하면 주민들의 민원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REC를 구매하고 지역주민에게 REC를 추가로 주면 지역주민과의 상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우식 한국태양광협회 상근부회장은 비용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발전소의 인허가 과정에서 이격거리로 인해 LCOE(균등화발전원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격거리 규제 자체를 없애고 입지규제로 돌릴 것을 원칙으로 하되, 중간단계로 이격거리 100m를 제안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인허가가 민원에 의해 결정되는 불합리가 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고 있다"며 "국내 태양광 발전의 LCOE를 낮춰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이격거리를 합리화하는 것이 태양광 발전의 LCOE를 낮추는 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오승헌 산업통상자원부 재생에너지정책과 사무관은 "이격거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테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라며 "적절한 방안을 찾아서 빠른 시일 내에 솔루션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