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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10차 전기본 초안에 전문가들 '기대 반 아쉬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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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에너지 정책 변화로 산업계 투자 리스크 ↑ 지적

과도한 경직성 전원 구성으로 계통 운영 어려움 ↑ 우려

다양한 전력시장 통한 위기관리 능력 향상은 긍정적 반응

계통 연계한 전기본 통한 실행력 재고에도 기대감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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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분과위원회 위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산업부가 내놓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두고 전력산업 전문가 일부에서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실제 전력망 운영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원전 상향에 따라 숫자만 맞춰낸 계획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는 정권마다 급커브를 트는 에너지 정책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다.


반대로 다양한 시장을 도입을 본격화한다는 정부 계획과 계통과 연계한 전기본 수립에는 기대하는 반응이 크다.


30일 전력수급기본계획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위원장 유승훈)는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워킹그룹의 주요 논의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2030년 에너지믹스를 일부 조정했다.


초안에 담긴 2030년 전원별 비중은 ▲원전 32.8% ▲석탄화력 21.2% ▲LNG 20.9% ▲신재생에너지 21.5% ▲무탄소전원 2.3% ▲기타 1.3%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정부가 확정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통해 제9차 계획보다 석탄화력 비중을 대폭 낮추고(△8.1%),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증가(▲9.4%)시켰다면 이번 계획에서는 2030년 NDC 대비 원자력 비중을 8.9%p 높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8.7%p 줄이면서 정책 방향을 크게 틀었다.


이를 두고 전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권에 따라 급커브를 트는 에너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 정권에서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필두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당초 2030년까지 20%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초기 계획에서 나아가 지난해 2030년 NDC를 통해 비중을 30.2%까지 늘렸다.


반대로 탈원전 정책을 통해 원전 비중을 점차 낮춰간다는 계획이었다.


이번 발표안에서는 정부 계획보다 원전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한편 늘어난 만큼을 신재생에너지에서 삭감하면서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에 대한 산업계의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전 문재인 정권과 이번 윤석열 정권에서 이 같은 변화가 크다.


전력산업 전문가들은 에너지 정책을 두고 ▲전력수급 안정성 ▲환경성 ▲경제성 등 세 가지 원칙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하나의 측면에 매몰돼서 나머지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에서는 극단적으로 환경성에 치우친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에 집중했고, 그 반사작용으로 이번 정권에서도 급격한 전환에 따른 균형이 무너진 정책이 됐다는 게 업계 한 전문가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이 전문가는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법적 근거를 잃은 에너지기본계획이 빠르게 부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업계가 길게 보고 따라갈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의 에너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아울러 이 같은 장기적인 방향을 두고 사회적 합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경직성 전원 비중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초안에는 원전 비중이 32.8%, 신재생에너지 비중 21.5%로 경직성 전원이 54.3%에 달한다. 부하추종 운전이 되지 않아 계통 운영의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출렁이는 주파수에 대응할 수 없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 하나의 경우 감발운전을 통해 전력망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며, 일각에서는 연료비가 들지 않는 재생에너지보다 원전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있다.


이 경우 출력을 제어하는 원전을 채우기 위한 LNG 발전량이 큰 폭으로 늘어, 설비용량을 추가 확보해야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전영환 홍익대학교 교수는 "10차계획의 핵심은 재생에너지를 8.7% 줄이고 원전을 8.9%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트렌드는 찾아볼 수 없다. 원전은 자동부하추종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감발 운전의 횟수 및 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전기본에는 이 같은 운영환경이 고려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총괄분과위원회는 이 같은 계통운영의 어려움에 대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동기조상기 등 계통안정화 설비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브리핑에 참가한 이병준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 같은 지적을 두고 "전력망워킹그룹에서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검토했다. 재생에너지와 함께 동기조상기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물량은 현재 산업부가 논의 중이고 10차 전기본과 함께 발표될 송·변전 설비계획과 함께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그동안 현물시장 위주였던 국내 전력시장에 계약시장 등 다양한 모델을 도입한다는 계획과 계통계획과 연계한 설비 계획을 수립한 것을 두고 기대하는 반응도 있다.


초안에는 시장원리에 기반한 가격기능이 작동하도록 단계적 가격입찰로 전환하고, 수요측도 입찰하는 양방향 입찰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도 선도 계약시장 개설과 실시간 및 보조서비스 시장 도입 등 전력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이 같은 정부 계획을 두고 "그동안 선도시장이나 선물시장이 없는 나라는 한국 뿐이었다. 다양한 시장이 도입돼야만 전력시장의 위기관리가 되는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은 측면에서 봤을때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10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계통계획이 연계되는 점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최근 전력산업계 일각에서는 설비계획에 앞서 계통계획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규 설비를 건설해 전기생산량을 늘려도 계통에 포화된 현시점에서는 전력을 운송할 고속도로가 부족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송·변전설비 계획을 논의 중이며, 신규 원전건설과 계속운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발전설비 계획 변화와 전력수요 증가를 반영한 전력망 건설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브리핑에 나선 총괄분과위원장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이번 제10차 계획에서는 선제적으로 전력망 보강 로드맵을 마련하고, 각 워킹그룹간 상호 환류를 통해 발전설비계획 수립 등에 활용되도록 했다"며 "이 로드맵에는 원전 계속운전 및 신규 원전 수용을 위한 지역간 융통 송전선로 건설, 예측기반의 전력망 보강계획 등이 포함돼 있으며, 송‧변전설비의 수용성을 제고하고 적기 안전건설을 위한 공정 및 사업관리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