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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기대 어긋난 태양광 고정가 입찰…"소비자 피해와 태양광 시장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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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인증 1등급 모듈 배점만 상향…"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
한화큐셀이 미국 텍사스주에 지은 168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전경.(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정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고정가격계약을 바라보는 태양광 업계의 시선이 차갑다. 친환경 모듈의 배점과 물량, 가격 등에서 태양광 시장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9일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태양광 모듈의 탄소배출량 평가 배점이 50% 상향되면 수급불균형 상황에서 모듈 가격만 올리는 결과를 초래해서 발전사업자의 원금회수 기간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태양광발전사업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에너지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에너지공단(이사장 이상훈)은 8일 2022년 상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사업자 선정공고를 발표했다.
에너지공단은 해당 공고에 국내 태양광 모듈의 탄소배출량 평가 배점을 기존 10점에서 15점으로 상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 태양광 시장의 친환경 모듈 보급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분이다.
이에 따라 1등급 모듈(670㎏·CO2/㎾초과, 730㎏·CO2/㎾이하)의 배점이 10점에서 15점으로 올랐다. 그 외 등급의 배점은 2등급(730㎏·CO2/㎾초과, 830㎏·CO2/㎾이하) 5점, 3등급(830㎏·CO2/㎾초과) 1점으로 지난번과 같았다.
유휘종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우리 공단은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보급 확대를 위해 관련 기관 및 시장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고정가격계약 입찰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REC 거래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태양광 발전 및 시공업계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홍 회장의 지적처럼 현재 생산량 부족으로 수급이 어려운 1등급 친환경 모듈의 점수를 올린 것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이번 공고로 1등급 모듈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 결국 가격 상승이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의 부담 증가는 물론 신규 태양광 사업의 확대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으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1등급 모듈 중심의 입찰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2~3등급의 모듈도 활용될 수 있는 여지를 정부가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태양광 시공업체 관계자는 "이번 공고에서 태양광 사업에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은 없었다"며 "정부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않는데 누가 뛰어들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면 당분간 태양광 발전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은 둔화될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의 허가가 2~3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몇 년 후 신규 태양광 발전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고정가격계약으로 유도하는 효과가 부족한 부분도 문제다. 사업자 입장에서 구하기 어렵고 가격이 비싼 1등급 모듈을 사용하며 고정가격계약에 참여하는 것보다 현물시장에 머무르는 게 낫다는 얘기다.
태양광발전업계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와 고정수익 보장을 위해 장기고정계약을 유도해야 하는데 이번에 내놓은 정책은 사업자들에게 매력이 없었다"며 "실익이 가장 중요한 사업자에게 최근 현물시장보다 매력적이지 못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고에서 상한 가격과 용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신규 태양광 사업 참여를 저해하는 부분으로 꼽힌다.
에너지공단은 최근 국내 태양광 발전설비 관련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경기침체 등을 적극 반영해 지난해 하반기 경쟁입찰의 상한가격(1㎿h당 16만603원)을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홍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폴리실리콘이 7배, 모듈은 40%, 철강은 30% 급등했다"며 "여기에 은행의 변동금리 상승도 전혀 반영되지 않아 몹시 아쉽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는 최근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SMP 상한가 제한과 맞물려 이번 고시가 태양광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다른 태양광 발전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신재생에너지 업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SMP 상한가와 이번 입찰고시 등으로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향후 몇 년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중요한 상황에서 시장에 마이너스 시그널을 준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