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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잿값 여파 전기공사업계 더 치명타
본문
리・전선・전선관・철구 등
전기공사현장 핵심 자재↑
민간, 자재비가 공사비 절반
뚜렷한 해결책 없어 더 문제
제공=연합뉴스
날로 폭등하는 자잿값에 전문건설사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철콘' 전문회사들은 생존을 위한 집단 투쟁에 나선 가운데 전기공사기업들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남과 제주 지역의 아파트 공사 현장 200여 곳이 철근콘크리트 시공이 중단돼 멈춰 섰다.
지역의 철근콘크리트 전문회사들이 지난 4월 20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후 원청사인 종합건설사와 협상이 타결돼 공사를 재개했지만, 아직도 불씨는 남아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당시 이 여파로 호남과 제주 지역 건설 현장 200여 곳의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철근콘크리트 시공은 건축물의 뼈대인 철근을 심고 시멘트를 부어 콘크리트를 만드는 작업이다. 건물의 뼈대와 살을 만드는 작업으로 투입되는 자재가 많아 건축물 시공에서 공사비 비중이 높은 공종에 속한다.
철콘 전문회사들은 최근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휘청이고 있다.
고철값이 1년 사이 60% 이상 올랐으며 시멘트도 24%나 올랐다. 여기에 시멘트와 함께 콘크리트의 원료가 되는 유연탄은 무려 3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게다가 기름값도 천정부지로 솟았다. 콘크리트를 실어 나르는 믹서 트럭 운영비까지 폭등한 셈이다. 결국 전문건설사들은 공사를 할수록 적자가 생기는 구조가 돼버렸다.
문제는 이런 원자잿값과 자잿값 대란이 전문건설사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규모가 작은 전기공사업 등록업체들은 더욱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다.
서울의 한 전기공사업체 대표는 "건설 하도급은 굉장히 취약한 구조"라며 "지금 민간건설 현장은 회사 운영과 실적액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면서 가동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타 건설 공종과 마찬가지로 국제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건설 자재비가 폭등한 결과다. 철근콘크리트 시공 전문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전기공사업체들도 철광석과 고철 가격에 민감하다. 전기공사 시공 현장에서 철구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업체 대표는 "케이블 트레이 등 철구류만 하더라도 지난해보다 40~50% 정도는 뛰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트레이는 공사 현장에서 와이어, 케이블 및 도관을 안전하게 운반하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건축 자재다. 강철이나 알루미늄 또는 섬유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만든다. 더 큰 문제는 구리와 전선이다. 전기를 흐르게 하는 전선은 전기공사현장에서 가장 주요한 자재다. 그리고 이 전선의 핵심 자재가 구리다.
구릿값 급등은 이미 건설현장에서는 상식이 돼버린 상황이다. 지난 2020년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구리 가격은 2021년 상반기에 2배까지 뛰었다. 이후에도 가격대를 유지해 2022년 현재까지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자재를 시공사가 책임지는 민간 전기공사 현장에서 자재비는 공사비의 절반을 넘는데, 구리와 철이 안 들어가는 자재를 찾는 게 더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리와 철이 들어가는 자재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일례로 배전 공사에 사용되는 전선관도 가격이 높아졌다. 최근 소방법이 강화되며 케이블에 난연성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난연성 소재의 원료를 수출하는 중국에서 물량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곳도 있다.
공사 현장에 전방위적으로 악재가 거듭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게 전기공사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한 전기공사업 등록업체 대표는 "철근콘크리트 회사들은 집단행동이라도 하지만 우리는 그러기도 어려운 실정 아니냐"며 "대책이 필요한데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