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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대…대선 후보들의 에너지 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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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필요성은 주요 후보 모두 공감…디테일 측면서 차이
李 신재생 통한 탄소중립…尹·安은 원전 중심 에너지믹스 재정립
게시 : 2022년 01월 02일(일) 07:00
제공=연합뉴스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2022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오는 3월 진행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다.
문재인 정권에서 워낙 파격적인 에너지 정책들이 추진되다 보니 차기 정권의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이번 정권에서는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이슈 아래 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두 가지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모습이다. 반대로 탄소중립을 위해 더 강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주요 대선 후보들의 그동안 에너지 정책 관련 언급을 살폈을 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이라는 대명제에서는 대부분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 역시 전 세계적 이슈인 탄소중립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은 함께 갖고 있다는 것.
특히 유럽연합(EU)이 EU회원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한 탄소배출량을 평가, 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를 2026년부터 도입하기로 최근 결정하면서 국내 산업계 역시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에너지 정책 외적인 측면에서도 필수인 상황이 됐다.
그러나 주요 대선 후보들이 최근 공개한 에너지 정책에 대한 생각과 발언들을 종합했을 때 탄소중립이라는 큰 방향은 같지만, 디테일과 목표는 사뭇 다르다.
본지는 최근 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인 에너지 정책에 대한 주요 대선 후보들의 그동안 발자취와 생각을 들여다봤다.
◆李, 신재생E 통해 기본소득 일부 실현하나=이재명 후보의 에너지 정책 키워드는 ‘에너지 고속도로’다. 최근 몇 차례의 행사에서 이 후보는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시대의 ‘정보화 고속도로’를 잇는 탈탄소 시대에 발맞춘 ‘에너지 고속도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전국 어디에서나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생산·유통·판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에너지자립과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은 단순히 탄소중립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지 않다.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주장해 온 기본소득에 대한 이념을 재생에너지를 통해 일부 실현하는 한편 농·어촌 및 지방인구 감소 문제 등을 돌파할 해결책으로 삼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다.
이 후보는 최근 'SDF2021 포럼'에 참가해 공약을 밝히며 “전국에 실핏줄처럼 이어진 지능형 전력망을 통해 지방의 농어촌 주민들이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또 이들이 햇빛연금, 바람연금을 받으면 소득이 높아지고 사람이 모일 것이다”라며 “에너지고속도로를 통한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이 농촌과 지방의 소멸위기 극복을 넘어 지역부흥의 새 정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은 최근 주민수용성 확보, 농촌 및 지방 경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정부도 주민 투자가 일정 비율을 넘었을 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인정하는 등 주민참여형 사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이 최근 전남 신안군 신안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한 지역주민 3500여명을 대상으로 1인당 11만~35만원을 지급하는 등 실제 소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오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80%를 목표로 하는 독일은 시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을 도입, 이를 통해 생산하는 재생에너지가 지난 2020년 기준 1GW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삼소섬도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모델의 우수사례다. 지난 1997년 덴마크 환경에너지부가 개최한 ‘재생에너지 아이디어 경연대회’를 통해 시행된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가구별로 연간 400유로가량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정책은 현 정부의 정책을 유지하되 다소 속도는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탈원전’이 아닌 ‘감원전’을 전략으로 제시한 이 후보는 신규 건설은 줄이되 노후 원전부터 점차 폐지한다는 현 정부 정책 방향은 따르면서도 다소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뉘앙스를 내비치고 있다.
◆원전 르네상스 꿈꾸는 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탄소중립에 대한 기본 인식은 이 후보와 같지만 각론으로 들어갔을 때 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원전’을 지목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점차 원동력을 잃어가는 원전 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뤄낸다는 게 윤 후보 에너지 정책의 기본이다. 탈원전을 폐지하고, 탈석탄 정책 중심의 탄소중립 사회를 구축한다는 것.
문재인 정권 들어 신규원전 건설은 지양하고, 서서히 원전 비중을 줄여나가겠다는 내용의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며 원자력 산업계의 반발이 크다. 특히 탄소중립을 주장하면서 현재 주요 발전원 가운데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가장 청정한 에너지인 원전을 배제하는 것은 정책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원자력 전문가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가 올해 확정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도 현행 약 30%에 달하는 원전의 발전비중을 오는 2050년 6.1%로 줄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최근 대전에서 열린 원자력 발전 간담회에서 “탈원전은 망하자는 얘기”라고 말하는 등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곳곳에서 내고 있다.
윤 후보는 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저탄소를 지향하는 정책으로 ‘안전하고 스마트한 미래형 원전 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원을 확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통해 현재 기저발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원전 산업 생태계가 다시 한번 활성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한국을 청정에너지 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한 재생에너지 특구를 지정, 재생에너지의 가능성을 실증하는 한편 스마트그리드와 차세대 배터리 등 미래 청정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과 시장확대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또 전기차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교통선도 국가를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安, 원자력 업계 잃어버린 5년 찾는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역시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 재편을 외치고 있다.
그동안의 발언을 종합했을 때 안 후보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발전 효율이 낮고, 태양광의 경우 낮 시간대에만 발전을 할 수 있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전력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일변도의 전력믹스는 위험하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아 청정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게 안 후보의 주장이다.
안 후보는 최근 한 행사에서 “안전한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기술을 국가전략사업으로 키워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를 통해 에너지 주권 확보, 경제성장, 탄소중립을 한 번에 잡아 원자력 업계의 잃어버린 5년을 되찾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안 후보는 또 탄소중립 정책 실현을 위한 기후위기법 제정과 국가기후위기위원회 설치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