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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법 국회 통과 무산에 연료전지·태양광 업계 ‘멘붕’
본문
HPS 시장 별도 마련 법안 연기되면서 RPS서 연료전지 분리도 미뤄져
연료전지 업계는 RPS서 REC 가중치 하향으로 사업성 악화 우려 목소리
태양광 업계는 연료전지가 RPS 남으면서 REC 가격 하락 걱정 높아져
게시 : 2022년 01월 12일(수) 17:57
연료전지를 별도 CHPS 시장으로 옮기는 수소법의 국회 통과가 미뤄지면서 연료전지와 태양광 발전 업계 모두 충격을 받았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수소법이 국회에서 무산되며 청정수소발전 의무화(CHPS) 시장이 열리지 않아 당장 갈 곳을 잃은 연료전지와, 올해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시장에서 연료전지와 경쟁해야 하는 태양광 업계가 모두 근심에 휩싸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수소법으로 불리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의 국회 통과가 무산되며 에너지 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RPS 시장에 포함돼 있던 연료전지를 CHPS 시장으로 분리하는 게 수소법의 주요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야 CHPS 시장도 열릴 예정이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일정량 이상 구매할 의무를 의무이행사에 부과하는 RPS 제도와 같이 CHPS 역시 의무이행사가 청정수소 전력을 일정 비율 이상 구매토록 한다. 이를 통해 추후 수소 연료전지 시장을 활성화, 수소경제를 이끈다는 정부 방침이다.
러나 지난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결국 수소법 통과는 다시 미뤄졌다. 야당 측에서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는 ‘핑크수소’를 청정수소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그린수소’만 허용해야 한다는 여당 일부 의원의 주장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수소법은 이번에는 야당 의원의 반대라는 벽에 부딪힌 것.
수소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올해는 CHPS 시장으로 갈아탈 준비를 해 온 연료전지 사업자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당장 RPS 시장에서 낮아진 사업성이 사업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주 요인이다. RPS 시장에서 연료전지에 부여하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지난해 2.0에서 1.9로 조정된 바 있다.
가중치는 소폭 조정됐지만 0.1의 가중치에 대한 민감도는 여느 재생에너지 설비보다 크다는 게 연료전지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재생에너지 대비 설비용량이 크고, 24시간 발전이 가능한 연료전지 특성상 REC 가중치의 소폭 조정으로도 수익이 널뛸 수 있다는 것.
이미 지난해 조정으로 내부수익률(IRR)이 나오지 않아서 고심하는 사업자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CHPS 시장이 열릴 때까지 연료전지 사업 추진을 홀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수소 활성화를 주목적으로 하는 CHPS 시장에서는 RPS시장에서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여야가 수소법 개정의 발목을 번갈아 붙드는 탓에 탄소중립의 한 축이 돼야 할 수소 시장의 성장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CHPS 시장에 대비해 수소 조직을 신설한 발전공기업들이 손가락만 빨게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는 RPS에서 연료전지가 분리될 것으로 기대했던 태양광 업계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업계 일각에서는 태양광 설비 대비 높은 발전효율과, 발전시간을 가진 연료전지로 인해 RPS 시장 내에서 REC 가격 하락의 주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태양광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RPS 시장에 연료전지 신규 진입량이 작년 REC 발급량의 15% 가량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다보니 일부 태양광 업계에서는 RPS 제도 아래 있는 기존 연료전지는 어쩔 수 없어도, 신규 연료전지가 RPS에 새로 진입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부 측에 최근 신규 연료전지의 RPS 시장 진입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건의를 했다. 연료전지가 계속 RPS 시장에 남아 있으면 REC 거래 가격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다”며 “RPS 제도는 어디까지나 태양광, 풍력 업계의 보호와 보급확산을 목적으로 활용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