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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지락차단장치 의무화...업체마다 입장 갈려

안전관리대행 기준에 스트링 인버터 업계 “현실성 떨어진다”

   게시 : 2021년 08월 26일(목) 11:54

태양광 발전소.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제공:연합뉴스

[전기신문 최근주 기자]태양광 발전설비 안전관리 기준을 놓고 인버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락차단장치 설치 의무화와 안전관리대행 선임을 위한 원격제어 기능 조건을 두고 업체들마다 효용과 비용이 달라 입장이 크게 갈리는 모양새다.

◆지락차단장치 의무화 ‘시기상조’ vs 안전 위한 조치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태양광 발전설비 지락차단장치 설치 의무화에 대해서는 국내에 자격이 있는 인증 기관 자체가 부족해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공고된 전기설비기술기준 개정 사항에 따르면 9월 1일 공사계획 신고분부터 모든 태양광 발전설비에는 직류(DC) 전로에 지락검출 및 차단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이날부터 공사계획 신고에 들어가는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지락차단 기능이 내장된 인버터를 설치하거나 별도의 지락차단장치를 달아야 한다.

이때 내장형 인버터나 별도 차단장치에 대한 공인시험기관의 KOLAS 마크가 있는 시험성적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KOLAS 인증을 받은 시험기관이 한국생산성본부(KPC) 하나뿐이라 성적서를 받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인버터 업계 관계자는 “KPC가 시험 기준을 해석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데다 인버터 업체가 20개가 넘는데 이 업체들이 시험을 받으려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 제품의 경우 APAC(아시아태평양인정 협력체), ILAC(국제시험기관인정 협력체)에 가입된 국제인정기구의 공인시험성적서를 제출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인버터 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높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태양광 발전설비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지난 3월 공고를 통해 DC 지락차단장치의 설치목적을 직류 전로의 지락사고에 의한 화재방지라고 명시한 바 있다.

또한 정부는 이미 수년 전부터 논의돼온 조치이기 때문에 업계와 기관이 준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 충분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관리자 비상주 조건으로 ‘원격감시·제어’ 시행 중

한편 지난 6월부터 시행 중인 원격감시 및 제어 기준을 놓고서도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태양광 발전설비에 일정한 원격감시 및 제어 기능이 설치된 경우 안전관리대행 선임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놓고 멀티스트링 인버터를 주로 취급하는 업체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센트럴 인버터와 달리 스트링 인버터의 경우 DC 출력부에 원격차단기를 일일이 설치해야 해 가격이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비용 상승분에 비해 안전 관리 효과도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인버터 업체 관계자는 “화재 사고는 DC 단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 데다 문제가 발생하면 퓨즈와 AC 단에서 먼저 차단이 이뤄지기 때문에 DC 출력부에 차단기를 단다고 해서 사고 위험이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사업자들은 안전관리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접속함 일체형 인버터 대신 센트럴 인버터와 접속함을 따로 사용하는 추세”라면서 “스트링 인버터 중심으로 가고 있는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에 한국이 홀로 뒤처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편 정부는 안전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조건인 만큼 원격차단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