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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COP28’ 현실화되나…사우디 반대에 ‘화석연료 감축’ 합의 불투명
본문
최종 합의문 도출되려면 200여개 총회 참여국 ‘동의’ 필요
사우디 장관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절대 달가울 수 없어”
석유 의존도 높은 사우디 ‘반대’ 입장 표명은 예견된 수순
전 세계 200여 개국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가운데, 이번 총회가 ‘맹탕’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총회의 핵심 의제인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 논의가 일부 산유국 반대에 부딪쳐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COP28 최종 합의문에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 관련 내용이 담기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석연료에 대한 단계적 감축이 당사국 총회 최종 합의문에 담기는 것을 절대 달가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종 합의문이 도출되려면 총회에 참여한 약 200개 국가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단 한 국가라도 반대 입장을 내면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과 같은 내용은 최종 합의문에 담기지 않는다. 탄소 감축 기술 활용이라는 전제 조건이 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COP28에서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을 두고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가 총대를 메고 반대에 나선 만큼 최종 합의문 도출을 위한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가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가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에 동참할 경우 국가 경제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우디는 지난 2016년 국가 장기 프로젝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5000억달러(한화 약 661조원)를 투자해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의 44배 규모의 미래형 스마트 시티인 ‘네옴시티’를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하려면 원활한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사우디는 이를 위해서라도 화석연료 단계적 감축에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경들로 인해 사우디가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골자로 한 해당 의제에 흔쾌히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사우디가 유가 하락 방어를 위해 올해 6월 홀로 감산에 나선데 이어 지난달 말 OPEC+의 감산 합의를 이끌어 낸 점 등이 이를 방증한다고 주장한다.
환경계 한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퇴출하는 등 범지구적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며 “그러나 COP28이 산유국인 UAE에서 열렸다는 점과 사우디가 앞장서 반대 입장까지 낸 탓에 지난 총회에 이어 이번 총회에서도 실효성 있는 기후변화 대응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