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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버섯재배사 명목으로 허가를 받아 놓고 실제 가축 사육이나 작물 재배를 하지 않는 '편법 태양광'이 난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 격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적용받기 위한 '꼼수'다. 정부는 건축물 태양광에 대한 엄정 단속과 함께 가중치 발급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13일 한국에너지공단의 '2019년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사후관리 추진 결과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전국 태양광발전소 187개소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98개소가 부적합 또는 일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2018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축사·버섯재배사·곤충사·양어장 등 동·식물관련시설 지붕 등에 설치한 RPS 대상 태양광발전소가 조사 대상이었다. 2018년 사후관리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22개소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89개소는 최초 RPS 설비확인서 발급 내용대로 건축물 용도에 맞게 설비를 갖추고 충실히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45개소에선 축사·곤충사·버섯재배사 등 용도로 허가를 받아놓고도 건축물 내에서 사육·재배 시설물이나 현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나머지 53개소는 기준에 미흡해 일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본래 목적에 필요한 시설물은 설치돼 있지만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일시적으로 활용하지 않거나 용도에 맞게 쓰지 않는 경우였다.

이같이 건축물 태양광에 대한 편법 운영이 속출하는 것은 일반부지에 발전설비를 설치했을 때보다 전력 거래 수익을 더 많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REC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다는 인증서다. 사업자는 생산 전력 뿐만 아니라 REC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설치유형에 따라 REC 가중치는 다르게 적용된다. 가중치가 높아질수록 REC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수익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건축물 등 기존 시설물을 이용한 태양광(3000㎾ 이하)의 경우 가중치는 1.5다. 일반부지에 설치할 때(100㎾ 미만 1.2, 100㎾~3000㎾ 1.0) 보다 높다.

특히 정부가 산지훼손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산지 태양광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인허가가 비교적 쉬운 축사나 재배사 등 건축물을 짓고 태양광 허가를 받는 사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가중치 부당 수급 사례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적발 사례에 대해선 REC 발급을 중단하고 원상복구를 명령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경미한 사안에 대해선 주의·경고를 통해 경각심을 높였고, 장기간 용도대로 건축물을 이용하지 않은 경우 REC 발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

아울러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1월1일부터 건축물 태양광의 가중치 적용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RPS 관리운영 지침 고시를 개정해 동·식물관련시설 태양광 발전사업허가를 얻기 1년 전에 건축물 사용승인을 받도록 했다. 현재 버섯재배사 등 식물관련시설은 건물을 준공하고 1년간 용도에 맞게 이용한 뒤 태양광 허가를 신청해야 가중치 1.5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이 범위를 축사 등 동물관련시설까지 넓히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건축물 태양광이 건축물 활용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기준 일부를 개선한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3020 목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투자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RPS 제도 개선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