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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바이오에너지인가…정책 취지 맞는 발전원 선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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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바이오에너지인가…정책 취지 맞는 발전원 선별해야
바이오에너지 거래량 2008년 이후 태양광 처음으로 넘어서
업계는 싸고 쉽게 RPS 목표 충족하는 ‘꼼수’라고 지적
하수슬러지‧국내산 폐목재 등 제대로 된 산업 구분 필요해
바이오에너지 발전 거래량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태양광을 넘어섰다. 업계는 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취지에 맞는 바이오에너지 정책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13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된 신재생에너지 전력거래량은 총 2만6606GWh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바이오에너지 거래량은 4199GWh로 전년 대비 50.7% 증가했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태양광 발전(3849GWh)을 넘어선 수치다.
업계는 바이오에너지의 증가가 태양광과 풍력 등 순수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도입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RPS 제도 도입 초기까지만 해도 공급의무사별 의무이행량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오에너지는 24시간 발전가능하면서도 저렴하다는 장점 덕분에 공급의무사들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태양광 발전설비 공급량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공급의무사들은 바이오에너지를 찾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이 공개한 ‘에너지원별 REC 발급량’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에너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는 지난해 938만REC로 5년 전 324만REC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총 발급량 3197만REC의 29.3%를 차지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바이오에너지가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라는 목표에 적합한 발전원이냐는 것이다.
바이오에너지 가운데 가장 흔한 목질계 바이오에너지 전력 생산량은 2012년 10만6023MWh에서 2018년 649만437MWh로 6년간 61배 증가했다.
폐목재를 연료로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지만 현실은 달랐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우드펠릿 대부분을 베트남 등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등 당초 취지와는 어긋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석탄화력에 목재를 섞어 발전하는 바이오혼소의 등장으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발전원을 친환경 발전원으로 볼 수 있냐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8년 6월 바이오 혼소발전에 대한 REC 가중치를 없애고 폐목재 등 바이오 SRF의 가중치를 0.25로 축소했지만, 개정 고시 이전에 승인된 발전 설비와 이미 가동 중인 발전 설비는 기존의 가중치를 그대로 적용 받는다.
그러다보니 바이오에너지가 저렴한 가격에 쉽게 의무량을 달성할 수 있는 일종의 ‘꼼수’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시장에서 팔지 못하고 남은 잉여 REC만 807만REC 정도다. 바이오에너지 거래량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바이오에너지 수용은 결국 순수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이처럼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하수슬러지나 국내에서 발생한 폐목재를 이용한 우드펠릿 등국제에너지협회(IEA) 등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신에너지원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RPS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에너지전환을 위해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깨끗한 발전원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발전사업자들은 이 같은 국가적 정책 목표 달성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목표량을 쉽게 채우기 위한 꼼수만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대로 된 바이오에너지까지 같이 욕먹는 측면이 있는데,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수립함으로써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깨끗한 에너지를 선별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게시 : 2020년 04월 14일(화)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