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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양광 산업 위기? “아직 한 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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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양광 산업 위기? “아직 한 발 남았다”
셀‧모듈 업계, 고효율 제품 위주로 해외 시장 점유율 높여
올해 미국 태양광 물량 급증 예상…국내 업체 수혜 기대
국내 태양광 셀‧모듈 업계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저가 위주의 중국 제품과는 차별점을 둔 고효율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저가 제품 탓에 OCI와 한화솔루션이 폴리실리콘 국내 사업을 철수하며 국내 태양광 시장의 위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셀‧모듈 분야 기업들은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전한 영역에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한화큐셀은 지난 2017년 론칭한 큐피크 듀오(Q.Peak Duo) 시리즈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큐피크 듀오 시리즈는 일반 태양광 모듈 대비 10% 이상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고효율 모듈로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효자 품목이라는 게 한화큐셀 측의 설명이다.
신성이엔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캐나다 실팹 솔라, 미국 선파워 등과 맺은 셀 대형계약을 통해 신성이엔지가 제조하는 고효율PERC 태양전지와 고효율 모듈인 파워XT 등 모델 전량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도 추가계약에 성공하며 공장을 100% 가동,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고효율 제품을 선호하는 미국시장에 특히 주효했다.
한화큐셀은 2018년도와 2019년 연속으로 미국 태양광 모듈 주택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독일과 영국, 일본 등 주요 태양광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역시 지난해 수출계약 물량을 소화해내는 한편 올해 시장 현황에 따라 추가 물량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성이엔지의 지난해 미국 수출 규모는 약 690억원 정도다. 신성이엔지의 신재생에너지 매출 가운데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달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약 15%가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올해 미국시장에서의 청신호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국내 셀‧모듈 업계의 호재는 이어질 전망이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올해 미국 내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전년 대비 56% 늘어난 19.5GW 내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올해 역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한 국내 태양광 셀‧모듈 기업의 선전을 기대했다.
이 같은 셀‧모듈 업계의 순풍을 단 듯한 행보는 최근 무너진 국내 폴리실리콘 업계로 인해 불거지고 있는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 붕괴설이 아직은 이른 우려라는 것을 방증한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인 GlobalData와 중국 PVinfolink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7.3GW 정도의 태양광 모듈을 출하하며 세계 6위에 자리잡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세계 10위권 태양광 모듈 업체 가운데 한화큐셀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중국기업이다. 모듈 분야 역시 중국시장에 점령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실제 업계 반응은 사뭇 다르다.
지난달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시장의 신규 설치 물량은 120~130GW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중국에 설치된 것만 28GW에 달한다. 전 세계 물량의 2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 시장은 사실상 중국기업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 세계 시장의 20%를 이미 중국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 보니 해당 분야에서 순위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와 관련 업계는 사실상 세계 시장 순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고효율 시장 중심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 사실상 진입을 차단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저가공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청정구역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국내 셀‧모듈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인 수주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폴리실리콘의 사례에서 보듯 중국의 빠른 기술개발은 항상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고순도 제품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했던 국내 폴리실리콘 업계가 최근 웨이퍼 기술력의 성장으로 형성된 가격 중심의 시장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된다는 것.
이와 관련 셀‧모듈 기업들 역시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고효율 제품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 역시 3020 재생에너지 이행계획의 목표 달성을 견인한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