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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수소발전입찰 ‘산업기여도’·‘가격’이 판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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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SK 모두 계통유연성 만점…국산화·가격평가 ‘희비’

비가격 고득점 소형 연료전지…가격평가서 우수수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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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MW급 경기그린에너지 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제공=한국수력원자력

최근 전력거래소가 처음 시행한 수소발전입찰을 분석한 결과 산업기여도와 가격이 사업자들의 당락을 가른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경쟁입찰을 곧 앞둔 상황에서 사업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 9일 전력거래소는 최근 공고한 2023년 상반기 일반수소발전 경쟁입찰 결과를 발표, 5개 연료전지 사업자(715GWh)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이번 입찰에서는 두산퓨얼셀의 약진과 중소형 연료전지 설비 우세라는 두 가지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먼저 국내 연료전지 산업을 양분하는 두산퓨얼셀과 SK에코플랜트 가운데 두산퓨얼셀이 이번 입찰에서 앞선 결과를 보였다. 이번 입찰에 선정된 설비용량은 90MW 수준인데 이 가운데 두산퓨얼셀 제품를 사용한 설비가 70MW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에 따르면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계통유연성 측면에서의 점수차는 없었다.


SK에코의 주력 제품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타입은 두산퓨얼셀이 주로 활용하는 인산형 연료전지(PAFC) 대비 유연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는 계통유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력당국의 스탠스를 봤을 때 이 부분에서 양 사 제품에 대한 평가가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입찰 과정에서 양 사 모두 계통유연성 분야에서는 만점을 받았다. SK에코 측에서도 해당 타입의 설비가 충분히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소명자료를 제출해 당초 예상했던 약점을 보완했다.


연료전지 업계는 이번 입찰 결과와 관련해 비가격 부문의 산업기여도 측면에서 일부 차이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국산 제품으로 부품도 국산을 사용하는 반면 미국 블룸에너지 기술을 인수한 SK에코는 이 부분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SK에코 측도 이 같은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SK에코 한 관계자는 “계통유연성에서는 우리도 만점을 받았다”면서도 “아무래도 첫 입찰이다보니 산업기여도에서 가중치가 크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제도 도입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분산성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당사는) 이런 정책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국산화로 예상되는 산업기여도가 지나치게 평가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SOFC와 PAFC가 가진 특성이 각기 다른 만큼 종합적인 평가 기준이 마련돼야지 어느 한 타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시장이 돼선 안된다는 얘기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가격 부문 ▲비가격 부문 둘로 나눠 평가한 이번 입찰 가운데 비가격 부문에서는 대부분 소형 연료전지가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입찰결과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에 낙찰된 5개 사업자 모두 중소형 연료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업계는 100점 만점에 60점을 차지하는 가격 부문에서 소형 연료전지들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중소형 설비가 아무래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입찰가격이 월등하게 낮았다는 얘기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이번 입찰결과와 관련된 보도자료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제도 대비 평균 낙찰가격이 10% 정도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연료전지 사업자들이 비가격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어도 가격이 중요한 지표가 되는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는 좀 더 전략적으로 입찰할 필요가 있었다”며 “다음 입찰에서는 어떻게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이번 입찰이 마무리되는 대로 상반기와 같은 용량으로 하반기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입찰 결과가 나온 만큼 하반기에는 보다 전략적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