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에너지 수입액 급증 무역적자 472억달러
천연가스 가격 하락하며 올해 수입액 감소세 뚜렷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개선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하며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됐다. 그러나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지난 19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13일(현지시간) 기준 MWh당 약 64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8월 26일 MWh당 약 346유로와 비교하면 81.5%이나 급락한 수준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한국에 들어오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 기준인 천연가스현물가격(JKM)은 이달 13일 기준 26.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5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유럽 국가들의 천연가스 비축량이 당초 예상치보다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유럽이 이상고온 현상으로 ‘따뜻한 겨울’을 맞으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들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의 주된 원인인 에너지 수입액 급증의 일부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는 472억달러(약 58조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적자액 또한 종전 최대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 1996년(206억2000만달러)의 2배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무역적자를 낸 원인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이 1908억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달 에너지 수입 가격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달 1∼10일 3대 에너지원인 원유(21억3200만달러), 가스(20억7800만달러), 석탄(8억4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50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3억500만달러)보다 5.5% 감소한 것이다. 1∼10일의 통계상 3대 에너지원의 합계 수입액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가스, 원유의 수입액이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9%, 6.5% 줄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유럽발 천연가스 가격이 빠르게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에너지 가격도 하락하는 영향을 받았다"면서 “한국이 에너지 수입 부담이 워낙 크고 무역수지에 고스란히 나타나는 만큼 가스 가격 진정은 우리 교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