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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법 개정안 부결에 ‘초비상’…정부·국회 “재추진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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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12월 임시국회서 재추진…관계부처-기관별 대책마련 논의
전기요금 정상화에도 속도
지난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203인, 찬성 89인, 반대 61인, 기권 53인으로 부결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의 채권(한전채) 발행 한도를 상향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일부개정안’이 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가운데, 국회와 정부가 재추진 및 대책마련을 위한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여·야 모두 한전의 부실화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개정안이 재추진 돼 통과될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한전채 발행 한도를 높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만큼 내년 대대적인 전기요금 인상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일 국회 등에 따르면 여야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대폭 늘리는 한전법 개정을 연내 재추진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다시 법안 처리를 해주겠다고 하니, 다시 발의해서 조속한 시일 내 공백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윤관석 의원 역시 “법안이 최대한 빨리 상임위, 본회의에서 의결되게 해 시장 불안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법 개정안은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늘리는 내용이 핵심으로 지난 정부 이후 누적된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전은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 속 발전연료비가 급등하면서 1~3분기 누적 21조8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현재 이 적자를 한전채를 발행해 메워 왔는다. 내년 4월이면 자본금·적립금의 최대 2배 이내로 묶인 한전법 때문에 그 한도가 누적 발행액을 초과하는 게 확실시된다.
이 개정안은 앞서 산자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으나 전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기권하면서 부결됐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반대토론을 하고, 법안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사람들이 반대·기권해서 그런 일이 생겼다”면서 “임시국회 때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탈원전’을 하면서 한전 전기요금 인상 건의에도 문재인 정부가 자신의 인기 관리를 위해 요금을 인상하지 않고 뒷(후임) 정권에 떠넘겼다”면서 “사실 민주당이 결자해지해야 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소집되는 12월 임시국회에서 한전법 개정안은 다시 발의돼 상임위·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법 부결 직후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이 개정안을 다시 발의한 상태다.
정부도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전 등 관계부처 및 기관과 ‘한전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전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전 사채한도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전법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한전의 유동성 위기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열리게 된 것이다.
대책회의에서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관계부처-기관별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한전의 필수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한전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차기 임시회 중 법 개정을 재추진하고 본회의 통과를 위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또한 한전의 당면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전기요금 정상화가 필요한 만큼 전기요금 정상화 로드맵을 조기에 수립하고 국회에도 이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전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되지 않도록 금융시장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정상적인 사채발행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전에 대한 기업어음, 은행차입 등 사채외 자금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권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박일준 2차관은 “한전의 재무위기가 경제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면서 “한전도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면서 당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건전화 자구노력 계획 등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가 전기요금 정상화를 한다고 공식화 한 만큼 인상 자체는 불가피해졌다.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얼마나 인상되냐는 것이다.
정부와 한전은 올해 이미 전기료를 15~20% 가량 올렸다. 발전 연료비 급등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최근 10~20년래 가장 가파른 인상을 한 만큼 국민부담이 컸다. 그러나 전력업계는 한전의 적자 상황을 해소하려면 현재보다 30% 이상 추가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정부의 전기료 현실화 여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한전이 올해 31조원(증권사 전망치 평균)의 적자를 내는 데 이어 내년에도 12조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 폭이 줄어든다지만 역대급 적자 상황 자체는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평균 연료비 단가와 환경 관련 비용을 반영하는 원칙을 적용한다면 50원/㎾h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인상 요인을 한 번에 반영하기는 어렵겠지만 요금 인상 폭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도 “야당(더불어민주당)에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주장한 만큼 12월 기준연료비 인상 가능성은 커졌다"면서 50원/㎾h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